저는 지금 개척교회에서 사역하면서 미가엘 반주기를 사용합니다. 이전 목회하시던 분으로부터 넘겨받은 구형반주기입니다. 개척초기에는 그저 반주기만 있어도 좋았습니다. 찬송가 외에 복음 성가의 여러 악기가 포함된 반주를 들으면 혼자들어도 은혜가 되었습니다.
넘겨받은 반주기 케이스가 너무 오래되어 끈적거려서 3만원에 케이스를 갈았습니다. 아예 돈을 들여 악보가 있는 최신 반주기를 사용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일단 사용해보고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복음송 반주에서 문제를 많이 느꼈습니다.
첫째, 복음송 반주에서 너무 뽕짝(?) 스타일이 많았습니다.
사람마다 기호가 있기 마련인데 너무 적응이 안되는 반주가 상당히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드럼을 크게 넣거나 줄이는 등 정도만 있습니다.
둘째, 전주와 후주가 지나치게 길어서 오히려 찬양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찬양을 시작하려고 대기하는데 전주가 길어서 어색하거나 찬양이 끝나고 다음 순서로 가야 하는데 반주기 혼자서 신나게 후주를 멋드러지게 연주하고 우당탕 하고 끝낼 때가 있습니다. 완전 노래방에 온 듯한 느낌입니다. 그럴때면 반주기 아닌 피아노 반주자가 너무 간절해졌습니다.
세째, 반주 리듬에 적응이 힘들때가 있습니다.
리듬이 일반적이지 않고 엇박자 등이 있을 때 일반 성도들, 특히 장년들이 따라하기 어렵습니다. 인도자도 적응이 안됩니다. 어떻게 불러야 할지 참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더 평이한 리듬으로 해서 나이드신 분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그런 옵션을 넣어 주었으면 더 좋을 것입니다.
네째, 반주가 튀지 않고 담백한 찬양을 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겠지만 멜로디 외에 지나치게 많은 악기와 화음들이 많아서 담백한 찬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반주자가 있는 교회에서는 피아노와 기타만으로도 얼마든지 은혜로운 찬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색소폰 같은 너무 다양한 악기가 반주에 들어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찬양집회를 할 때 사용할 수 밖에 없지만 정말 괴롭습니다.
반주기를 사용하면서 최신형 반주기를 살 고민을 했는데 이런 문제를 발견하면서 돈을 많이 들여서 최신 반주기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찬송가팩을 사는데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현 상태에서 어떻게든 이용해 보려고 복음송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도저히 사용하기 힘든 곡들을 선별했습니다. 생각없이 그냥 사용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한 곡들이 있습니다. 지금도 블랙리스트 곡들은 부르고 싶어도 반주가 문제가 있어서 부를 수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문제점은 반주기를 만든 회사에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사용하는 것은 너무 구형이라 고칠 수 없지만 신형에서는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그 외 복음송을 비롯해서 일반 찬송가에서 문제되는 점은 곡의 속도입니다. 갑자기 빠른 곡이 있거나 너무 느린 곡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찬송반주기를 조작하느라 당황합니다. 예배 인도가 소홀해 집니다. 악보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편한 속도로 부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조절하다가 부르는 찬송 가사를 놓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인도자로서 성도들에게 정말 죄송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가끔 찬송 속도가 제멋대로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문제로 회사에 케이스갈이 하려고 보냈을 때 봐 달라고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도 평상시 아무런 문제 없던 곡이 예배 도중 갑자기 빨라져서 찬양도 못하고 조절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
복음송 반주시 은혜가 되는 곡도 있습니다. 찬송가 반주도 악기(특히 오르간) 음색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컴퓨터 미디 프로그램으로 낼 수 없는 음색의 악기 소리가 웅장하고 마음에 듭니다. 같은 곡을 컴퓨터 미디 프로그램으로 연주해보면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구형 미가엘 반주기를 사용하면서 느낀 것이라 신형반주기에도 해당되는지는 모릅니다. 신형 반주기에서 크게 개선되었다면 이런 불만은 돈으로 해결되겠지요.
혹시 신형 미가엘 반주기나 다른 반주기 쓰시는 분들 있으면 소감을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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